가성비 무선 기계식키보드 로지텍 시그내쳐 K855 키보드 사용후기

거의 1년 만에 새로운 키보드를 하나 구매했습니다. 일전에 리뷰를 한 적이 있었던 로지텍 MX Keys Mini를 쓰다가 납작한 펜타그래프가 오래 타이핑을 하거나 할 때는 너무 낮아서 오히려 피로도가 쌓이는 부분들이 있었고, 또 방향키가 너무 작아서 방향키를 써야 한다거나 home, end, page up, down을 자주 사용하는 입장에서 미니 키보드는 이런 기능들이 없는게 조금 불편했습니다.

 

그럼에도 처음에는 MX Keys Mini가 아니라 풀배열로 써볼까 고민도 했었습니다. 납작한 것만 어떻게 조금 참아내면 쓰는 사용하는 면에서는 최고의 선택일거라 봤는데, 하필이면 또 유니파잉 수신... 로지볼트 지원이 안되어가지고 선택권에서 지워내면서 맥과 윈도우를 편하게 오가는 멀티페어링이 매끄럽게 되는 가성비 좋은 텐키리스 찾다보니 로지텍 K855에 이르게 됐습니다.

 

제품을 딱 봤을 때 색상도 예쁜 편이고 만듦새는 상당히 좋습니다. 최근에 데스크테리어다 해서 책상 꾸미기에 진심은 사람들도 많고, 같은 키보드를 쓰더라도 조금 더 감성있고, 디자인적으로 세련된 그런 것들을 찾고 하다보니 이 제품이 그런 부분에서 사랑을 많이 받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디자인적인 면에서는 로즈 색상과 블루 색상두고 고민하다가 그래도 조금 더 오랫동안 무난하게 질리지 않게 사용하려면 이게 낫겠다 싶어서 선택을 해서 마음에는 드는데, 결국 중요한 것은 사용성이겠죠.

 

오늘 받아서 사용을 지금 해보고 있는데 글쎄요. 말 그대로 99000원의 가성비 제품이라는 평가 정도 밖에 못할 듯 합니다. 

 

제가 로지텍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각 운영체제에서 너무 잘 호환이 이뤄지고, 무선 연결이 정말 매끄럽다는 점 때문에 로지텍 무선 제품만큼은 믿고 사용하는 편입니다. 조금 더 고가라인의 제품 중에서 20만원 대의 멀티페어링 가능한 기계식 키보드도 있던데 그건 가격도 좀 있지만서도 키보드 생긴 것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그런 모양이 아니고, 기능키나 f키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안보고 타이핑을 하거나 사용을 하면 손에 걸리는 감각으로 구분할 수가 없다는 단점이 커서 그런 부분이 살짝 걸렸습니다.

 

K855가 키보드 모양이나 이런 부분에서는 바로 적응 필요없이 사용할 수 있어서 좋은데요, 중요한 것은 역시 키감입니다. 99000원의 무선, 멀티페어링이라면 진짜 싸다 싸! 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키감까지 기대해선 안될 것 같긴한데요, 적축이라는 것이 그렇게 적축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적축하면 저소음 모델이 아니어도 일단 조금 조용하고, 서걱거리는 느낌, 기계식인데 조금 심심한 느낌의 키감이 포인트인데 K855는 일단 좀 시끄럽습니다. 그리고 키감도 그렇게 적축 느낌이 아닙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갈축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키감과 소음을 보여줍니다.

 

갈축인데 오래써서 키의 쫀득함은 사라진 그런 키감, 혹은 저가형 유선 기계식에서 갈축이라고 나오는 키들과 느낌이 비슷해서 조금 조용한 키보드를 원하신다면 다소 경박한 소음을 자랑하는 이 키보드는 피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눈으로 보기만 했을 때, 그리고 키 하나로 맥과 윈도우를 넘나들며 뛰어난 멀티페어링을 보여주는 것은 너무 좋은데 키보드로 결국 타이핑을 많이 해야하다보니 이 부분이 두고두고 거슬릴 듯 합니다.

 

우선은 MX Keys Mini를 넣어두고 이걸 한 동안은 써볼 것 같은데 아마도 소음 때문에 다른 대안을 다시 한 번 찾아보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래도 하나 확실한 것은 멀티페어링 이렇게 빠릿빠릿하고, 편리하게 맥과 윈도우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가 또 있을까 싶긴 합니다.

 

조금 더 고가여도 더 좋은 키감과 사용성을 보여주는 라인업으로 하나 나와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