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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더 비트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열광할 수 밖에 없었다.
보아, 태연, 효연, 슬기, 웬디, 카리나, 윈터
이 라인업을 보고 모두들 와 노래도 되고, 춤 되고 SM ent. 걸그룹의 드림팀이네 싶을 정도의 화려한 라인업이었기에 관심이 모일 수 밖에 없었고, 첫 번째 싱글인 Step Back으로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줬다. 요즘 앨범 활동의 추세가 짧게 짧게 가고 있다보니 단 몇 주에 그친 활동으로 갓 더 비트의 팬들은 이것이 끝이 아니길, 다시 한 번 볼 수 있기를 하는 희망들을 내비췄고, 생각보다 빠르게 갓 더 비트의 두 번째 활동을 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갓 더 비트의 두 번째 활동은 기대미만이었다. 어릴적부터 SM ent.의 걸그룹들을 꾸준히 좋아해왔던 나조차도 플레이리스트에서 갓 더 비트의 노래들을 삭제할 수 밖에 없었다.
갓 더 비트의 두 번째 활동은 어떤 것들이 문제였을까. 음악에 대한 지식도, 조예도 없지만 오랜 기간 대중가요를 들어오고, SM ent.의 오랜 팬이었던 입장에서 이번 갓 더 비트의 아쉬웠던 점을 생각해보았다.
1. 한 번은 참신해도 두 번은 좀...
갓 더 비트의 컨셉은 전체적으로 쎈 언니, 걸크러쉬의 느낌이 강했다. 스텝백에서 다치니까 물러서라, 어디 너희가 감히 우릴 감당하냐, 너흰 내 상대가 아니다 이런 느낌의 가사들과 한 때 가요계를 휩쓸었던 보아, 태연, 효연이 눈에 힘주고 이런 메세지를 전하고, 쟁쟁한 후배들이 받쳐주니 신선했고, 설득력있고, 강렬했었다. 그러나, 이걸 계속 밀고 나가는 것은 다소 식상하기 마련이다. 처음엔 당당하게 느껴졌던 가사들이 두 번째에는 조금 오글거리게 다가왔고, SM이 평소에 이런 쎈 컨셉을 주로 하는 곳은 아니었던 만큼 살짝 안맞는 옷을 입은 느낌마저 들게 했다. 그런 상황에서 Stamp on it은 더이상 멋지고, 참신하다기 보다는 아무리 좋아도 이건 좀... 이라는 느낌을 주기 강했다.
2. SM ent. 특유의 곡구성
나는 SM Ent. 정확히는 유영진 스타일의 곡을 어릴 적에는 선호하는 편이었다. 노래는 한 곡인데 그 안에서 템포가 바뀐다거나 분위기가 바뀌면서 탈 바꿈하는 스타일의 곡들. 예전에 H.O.T.나 신화 때부터 이런 곡 구성들을 좋아했는데, 점점 뭐랄까 유영진 스타일이라는 곡들이 이제는 시대가 좋아하는 트랜드에선 벗어나는 느낌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왜 이런 곡이 SM 쪽에서 많이 나오는가 생각을 해봤을 때 팀의 구성을 다 살린 그런 곡들을 만들려고 하니 보컬과 랩의 조화, 여기에 댄스 브레이크도 한 스푼, 고음을 지르는 메인보컬의 역량도 좀 보여주고 싶고 이렇게 다 때려넣다보니 곡의 형식, 구성이 비슷하게 가는 모양새이다. 지금 갓 더 비트가 딱 이런 모양새다. 보아의 고음도 좀 넣어줘야겠지, 태연도 한 번 질러줘야겠지 등등 이러면서 노래들을 꾸미다보니 요즘 트랜드와는 조금 거리가 먼 곡이 나오고, 이것이 대중들에겐 어필이 되지 못한다. 여기에 가사나 이런 것들까지 함께 겹쳐지니 촌스럽다는 평가들이 주를 이룰 수 밖에 없다.
3. 트랜디 함을 잃어버린 느낌
SM ent.가 예전에는 아이돌의 교과서 같은 느낌이 있었다. 여기서 나온 곡들은 다 세련됐고, 트랜드를 선도한다 이런 느낌을 줬던 적이 분명히 있었다. 그런데 어느샌가 SM Ent.는 믿고 본다, 듣는다는 느낌이 많이 줄어들었다. 앞서 말했던 특유의 곡구성이나 이런 것도 그렇고 너무 자신들의 틀에 갇혀있는 느낌을 받는다. 요즘 인기 있는 뉴진스나 아이브, (여자)아이들, 르세라핌 등의 그룹들의 곡들을 보면 특히나 뉴진스 같은 경우에는 시원하게 지르는 고음 같은 것 없이도 트랜디하고, 세련된 멜로디와 노래에 잘 어울리는 안무 등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팀에 메인보컬도 있고 하지만, 꼭 질러대는 고음이나 이런 것들이 실력을 뒷받침하는 요소가 아닌 세상이 됐기 때문에 전체적인 조화가 좋으면서 세련된 느낌, 듣기 좋은 음악들이 사랑 받고 있다. 갓 더 비트는 개인 기량으로는 다른 어떤 팀들보다 높을진 몰라도 너무 뛰어난 기량들이 모여있고, 그 기량들을 다 보여주려고 하다보니 요즘 시장의 트랜드와는 거리가 있는 곡들이 나오게 되고, 외면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 누가 이렇게 메인급 멤버를 모아뒀는데 반응이 냉담할 것이라고 예상했겠는가.
결국 갓 더 비트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 진짜 출중한 재능의 가수들을 모아놓고 너무 단조로운 트랜디함만 쫓는 노래를 하자니 그럴거면 왜 모았지? 라는 평가가 나올 것이고, 그 재능들을 다 보여주려고 하니 곡이 너무 안좋다, 촌스럽다, 왜 이 멤버를 모아놓고 이렇게 쓰는지? 라는 평가가 나올 것이다. 이래나 저래나 왜 이 멤버들 데리고 이렇게? 라는 평가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
결론적으로 갓 더 비트는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 오래 전부터 여기 그룹의 누구, 여기 그룹의 누구 다 모여서 한 팀 만들면 좋을텐데 하는 판타지가 현실이 되도록 해주는 이벤트성으로는 너무 만족스럽겠지만, 지속됐을 때는 더이상 환상이 아니게 되면서 냉정한 평가를 하게 되는 듯 하다.
아마도 이번의 성과가 좋지 못해서 다음 갓 더 비트는 없을 것 같은데 각자의 그룹 및 활동을 통해서도 멋진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멤버들인만큼 본 활동을 통해 앞으로도 열광할 수 있게 만들어주길 바라본다.
갓 더 비트가 아쉬웠던 것이지 이 멤버들은 너무나도 멋지고 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가수들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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